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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두 남자의 데이트 코스] 시간이 비켜간 서울, '서촌'

2019-11-04 1 Dailymotion

대한민국에서 변화속도가 가장 빠른 서울. 이곳에서는 자고 일어나면 빌딩이 건설되고 있고 어제 봤던 상점이 내일이면 다른 곳으로 바뀐다. 하지만 서울에서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고 가장 오래도록 옛 모습을 머금고 있는 곳이 있다.<br /><br />[옛 서울의 정취가 살아 있는 서촌]<br /><br />경복궁을 기준으로 서쪽에 자리 잡은 서촌.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요즘 가장 '핫' 하다는 서촌으로 갈 수 있다. <br /><br />효자동, 누하동, 청운동, 옥인동, 통인동 등 15개의 법정동(호적이나 주민등록 등에 쓰이는 동의 이름)이 모여 있는 이 지역이 '서촌'으로 불리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.<br /><br />삼청동을 끼고 카페들이 들어선 북촌과 구별하기 위해 등장한 명칭인데, 예로부터 고위 관료나 왕족이 살았던 북촌과 달리 이 곳은 중인들이 살았던 지역이다. <br /><br />그래서인지 북촌이 잘 보존된 전통 한옥 거리의 느낌이 강하다면, 서촌은 1910년대 이후 지어진 개량 한옥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근대화가 시작되던 때의 서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느낌이다. <br /><br />[추사, 이상, 이중섭이 활동했던 서촌]<br /><br />북촌에 비해 서촌은 변화의 속도가 더뎌 보인다. 하지만 골목들 사이로 띄엄띄엄 들어선 커피숍과 갤러리가 새로운 느낌의 서촌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. 또 이 곳에서 활동했던 추사 김정희, 천재 시인 이상, 화가 이중섭의 예술혼을 기억하며 지금도 많은 예술가들이 공방을 꾸며 작업하고 있다.<br /><br />서촌은 저마다 개성을 가진 가게들이 띄엄띄엄 있어서 골목길이 다소 복잡한 편이다. 하지만 발품을 판 만큼 서촌의 정취를 더욱 많이 느낄 수 있다. 길을 걷다보면 사진에 담고 싶은 고즈넉한 풍경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.<br /><br />[엽전으로 즐기는 '도시락 뷔페']<br /><br />서촌에서도 다양한 먹거리들을 즐길 수 있지만 이 가운데 단연 최고는 통인시장 먹자골목의 '도시락 뷔페'다. 서촌 중간쯤에 자리 잡은 통인시장 안에서는 튀김에서부터 떡갈비에 이르기까지 예전에 재래시장 안에서 먹어 보던 다양한 '시장표' 음식을 맛볼 수 있다.<br /><br />이 곳의 특이한 점은 '도시락 뷔페' 방식으로 음식을 파는 것이다. 시장 가운데 자리 잡은 고객센터에 가면 5천 원을 내고 엽전을 구입할 수 있다. 엽전과 함께 받은 도시락통을 들고 시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엽전을 내고 반찬을 입맛대로 선택해 담으면 된다. 인사를 잘하고 살갑게 대하는 손님들에겐 인심 좋은 상인들이 덤을 후하게 올려준다.<br /><br />도시락을 가득 담은 후엔 고객센터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식사하면 된다. 공깃밥과 국은 별도로 판매하며 김치는 기본으로 제공 된다. <br /><br />통인시장에서 밥을 먹고 나서 서촌의 서쪽 끝에 자리 잡은 수성동 계곡으로 가볍게 걸어도 좋다. 계곡 입구에 들어서면 조선 중기 유명 화가였던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 '장동팔경첩-수성동'의 실사판을 볼 수 있다. 한 폭의 그림과 같은 경치를 보고 나면 서촌에 예술가들이 모일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.<br /><br />시간이 멈춘 듯한 서촌. 그곳에서 서울의 옛 모습을 즐기는 시간여행 데이트를 두 남자가 추천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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